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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노블하우스라는 신생출판사에서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실명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참고로 에디터 경력은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이 카페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주로 눈팅이었지만)
자주 들어오는 사이트 중에 하나이지요.
저희 출판사 첫책인 <레인보우 식스>도 신간 소개에서 알려주셨고
이번에도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관>을 소개해주셨지요. 근데
그 글의 덧글이 분권논쟁(?)으로 번져 이렇게 자유게시판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덧글로는 한계가 있고, 이번 기회에 여러 출판사들의
분권 행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출판사의 분권을 가지고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 각각의 이유와 명분이 있을 테니깐요.
그래서 저는 <법의관>의 분권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폭넓은 토론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희 출판사가 <법의관>을 분권한 이유는 덧글에서도 잠시 밝혔지만
패키지(표지를 포함한 책의 형태)와 유통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돈을 좀더 벌어보겠다고 시작한 분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이 책을 소개해주신 케인즈님의 말씀대로 이 책은 한국에서 두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하나는 일어중역판, 하나는 영어판으로), 그 나머지 6권의 책은 S출판사에서 출간되었지요. 결과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모두 한권으로 출간되었고요. 몇몇 마니아층에서만 호응을 받았을 뿐이지요. 그런 급의 작가가 아닌데도 말이지요. 그래서 문학전문출판사(그 중에서도 소설)와 '작가주의'를 표방한 저희가 이 시리즈를 전부 계약했습니다. 저희의 영문 이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창립 당시부터 '소설'을 그 중심에 두었지요. 당시 그녀의 최근작인 <BLOW FLY>를 첫런닝작으로 생각하고, 번역도 다 끝내 놓았습니다. 어차피 '0'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국내작업이라, 최신작을 런칭하는 것이 시장접근에 용이하다는 판단을 내린거죠. 하지만  영미권의 엇갈리는 독자들의 평과 시리즈라는 점때문에 어려운 결정끝에 첫권인 <법의관>부터 발행하기로 했지요. 참고로 <BLOW FLY>는 467페이지입니다. 어떤식으로 발간해도 국내에서 한 권으로는 낼 수 없는 분량이지요. (판형을 크게 하고 양장본으로 내면 되겠지만 이게 얼마나 위험한 모험인지는 출판 인사이더라면 금방 아실겁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대략적인 패키지가 정해졌습니다. 참고로 S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전부 신국판(152*224의 판형 크기)이었지요. 여러가지 시장파악을 한 끝에-이것까지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지금의 판형이 나온 것입니다. 이 판형또한 출판 인사이더라면 아시겠지만 신국판 크기와 똑같은 단가입니다. 책이 작으니깐 종이값이나 재료비가 덜 드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저희 판형은 신국판과 똑같은 국전지에서 나오며, 신국판보다 손실분이 더 많은 뿐입니다.

위에서 언급을 회피했지만 몇 개월간의 시장조사끝에 이 판형이 나온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판형으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샘플을 만들어 판형을 3~6개 정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자체적으로 단가 시뮬레이션도 해보았고요. 이 판형은 저희 나름대로의 패키지 전략이고, 갈수록 분량이 늘어나는 스카페타 시리즈를 대비해서입니다. 그리고 총판의 유통문제와 독자들의 가격저항대. 총판의 문제는 제가 몇일에 걸쳐 써야할만큼 복잡하고 화가 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급을 자제하겠습니다. 단지 1만원이 넘는 소설을, 그것도 유명하지 않은 소설을 총판들은 꺼려한다는 점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대여료 환수외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요.  그리고 독자들의 가격저항대. 소설은 어떤 출판물보다 가격저항대가 심합니다. 일단 1만원이 넘으면-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독자분류상 상당한 고급독자들입니다. 책도 많이 읽고, 지식도 많고. '일반적인' 독자들은 아니죠.-구입하기를 주저합니다. 경제, 경영서나 아동물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현상이죠. 한국 독자들은 소설 한 권을 사기 위해 결코 만원이 넘는 돈을-다른 어떤 계기가 없는 한-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저희가 그 판형에 500페이지가 넘게 만들었다면 가격을 얼마나 붙여야 할까요? 1만원? 1만 2천원? 쉽게 답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이건 출판 인사이더라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저는 덧글에서 제 개인 또한 분권이 싫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사이더입니다. 소수의 열성독자만을 위해 그렇게 할수는 없지요. 책이 많이 팔린다는 보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마케팅과 패키지가 많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만약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그건 원래 한국에서 한 권으로 나온 책을 분권해서 냈다는 것일겁니다. 혹시 다른 이유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마케팅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이 책을 분권해서 내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게임입니다. 팔리면 다행이지만 안 팔리면 두 배의 부담, 아니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분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위에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습니다. 제 생각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충분히 팔릴 수 있는, 한 권으로도 충분할 책을 국내에서 분권했다면 그건 당연히 비난받아야 하지요. 왜냐하면 책이 많이 팔릴수록 제작 단가는 내려가기 때문이지요. 이건 인사이더로서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콘웰은, <법의관>을 아는 사람은 국내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희가 더욱 노력해서 팬층을 넓히기는 하겠지만요. 그리고 국내에서 한번 쓴잔을 마셨다는 것도 저희한테는 큰 부담이고요. 하지만 저희는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저희가 예전에 한 권으로 발간된 이 책을기억하는 독자들의 ,이러한 반응을 알면서도 분권을 한 이유는 패키지를 의식한, 조금은 의도된, 하지만 불가항력적이라는 것이지요. 이 점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저희 출판사는 이 책의 시리즈를 그 판형으로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이건 우리 출판사의 전략이기도 하고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작단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누명만은 피하고 싶어서입니다.

토론이 계속되면 저도 참여를 하겠습니다. 부디 건전한 토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 bono 2004.12.05 23:17
    독자들이 인사이더의 의도까지 알아채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에 수긍이 가네요. 아마 이곳의 누구도 노블하우스의 굿 인텐션을 오해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 나혁진 2004.12.06 13:14
    토론글을 찬찬히 다 읽어 봤습니다. 아주 생산적인 토론이었던 것 같네요. 일반 독자야 다들 생활인이고 경제인인데 싸게 사는걸 좋아하고 비싸게 사는걸 싫어하죠. 아무래도 돈에 민감
  • 나혁진 2004.12.06 13:15
    할 수 밖에 없죠. 분권 논란도 1권으로 만들 수 있는걸 2권으로 만드는 건 상술일 것이다..이렇게 눈을 치켜뜨게 되는게 일반 독자의 인지상정입니다. 그렇지만 충실한 해명(?)을
  • 나혁진 2004.12.06 13:16
    들으니 이해가 가는군요. 하긴 일반 독자뿐 아니라 출판사도 생활인이요, 경제인인데 합리적으로 판단하셨겠죠. 여튼 책이 많이 팔려서 좋은 작품 많이 많이 소개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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