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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 사토 쇼고

by 지은 posted Jan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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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보니 감동을 주는 책이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과 그 외 등장인물 누구에게도 감정적으로 연결되었던 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인지 읽는 내내 많은 면에서 공감하지 못했다. 책에 따르면 최초의 남녀가 죽을 때 하느님은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전설이지만 첫 번째는 나무처럼 죽어서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하는, 다시 말하자면 '환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오전 11시, 주인공 남자 '오사나이'는 한 여자아이와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같이 만나기로 한 '미스미' 군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뜬금없이 세 명의 만남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뒤의 '루리'라는 여자아이의 묘사에서 이 기이한 만남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일곱 살 답지 않게 성인 여자처럼 다리를 꼬며 앉은 모습은 조숙해 보이고, 그 모습으로 당돌하다가도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는 아이는 오사나이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한다.


루리는 자신이 오사나이의 죽은 딸이라고 말한다. 환생이라고. 옆에 앉은 아이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는다. 15년 전, 오사나이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잃었다. 딸의 이름 또한 '루리'였다. 하나둘씩 아이는 그도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옛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장면은 과거로 돌아가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 주다가도 다시 현재로 돌아와 셋의 대화에서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말 이 아이는 누구일까. 이렇게 이야기는 한 겹씩 한 겹씩 벗겨지며 천천히 진실을 향해 간다.


마지막에 이르러 밝혀진 진실에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여러 면에서 공감하지 못한 나는 이제야 책을 덮을 수 있다는 안도감만 느꼈을 뿐이다. 사랑이란 이름 아래 모든 게 정당화되었던 이야기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꼈던 점을 한두 줄로 요약하자면, 나는 루리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에 나오는 몇몇 관계들은 조금 이상하다고 느낀다. 분명 이 책에서 좋았던 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으로만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