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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8.07.06 15:35

무저갱 – 반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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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못한 작품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대 이상이다. 소개글에서 노남용이란 희대의 살인마에 집중했는데 이것은 반만 맞다. 노남용이 목표인 것은 맞지만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내용들이 더 흥미롭다. 어떤 대목은 너무 잔혹해서 상상력의 일부를 차단하고 싶기도 했지만 작가는 장르의 특성을 끝까지 몰고 간다. 치밀한 복선과 반전은 마지막까지 깔끔하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 틀어지기는 했지만 그것도 작품 속에 잘 녹여내었다. 세밀한 묘사와 잘 짠 구성은 책을 덮고 난 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당연히 작가의 다른 작품에 관심이 생겼다.

 

이야기는 세 남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싸움꾼, 사냥꾼, 파수꾼 등이다. 싸움꾼은 그냥 평범한 30대 남자였다. 복국 식당에서 야간 근무하는 직원이다. 어느 날 한 남자의 침입으로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던 능력을 깨닫는다. 폭력이다. 상대를 때릴 때 그 느낌과 감촉을 즐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사람을 때리지는 않는다. 나쁜 짓을 한 사람만 그 대상이다. 물론 그 결과는 살인이다. 자기 안에 내재된 폭력성과 힘은 그를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몬다. 그때 한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나 그에게 스카우트를 제의한다.

 

사냥꾼. 그는 회사 소속의 전문가다. 40대로 직급은 차장이다. 일이 들어오면 그만의 기술로 상대를 공포로 몰고 간다. 도입부에 나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은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가 하는 것은 고문과 네 죄를 말해라는 물음뿐이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대상은 평생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가 저지르는 일은 분명 불법이다. 그렇지만 그 대상들이 저지른 일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그는 한 인물에 집착한다. 바로 희대의 살인마 노남용이다. 그만의 특별한 기술로는 노남용을 공포에 빠트릴 수 없다. 몇 년을 면회하면서 그는 그의 약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자유를 잃는 것이다. 차장은 그 자유를 박탈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파수꾼. 그의 비중은 적다. 입이 아주 거친 어린 소년과 함께 다닌다. 자살 희망자를 찾아가서 그 소원을 들어준다. 그가 만든 약품은 이미 인터넷에서 유명하다. 그가 만든 사이트에 사연을 올리면 파수꾼이 찾아온다. 그 사연 몇 가지는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독자의 시선을 살짝 가린다. 이 세 명이 어떤 관계고, 어떻게 만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 일어났을 때 앞에 깔아둔 복선과 단어 몇 가지가 머릿속에 떠올른다. 내가 마지막에 책을 덮으면서 감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노남용을 처리한다는 설명에서 예상한 것들 대부분이 빗나갔다. 노남용이 저지른 악행은 엄청나지만 작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악행과 악의를 더 집중해서 다룬다. 괴물을 처리하기 위해 자신도 괴물이 되어야 하는 현실과 감정을 극도로 절제해야 하는 상황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 회사란 곳도 특별하다. 인간 세상의 특별한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그들이 고액을 받고 행동하는 일들은 불법이고, 정상적인 이성을 가지고는 할 수 없다. 한 대리가 잠수를 탄 것도 그 때문이다. 합법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이 회사는 해낸다.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조직이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사건 사고를 보면 이성 한 곳이 고개를 끄덕인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다. 노남용을 죽이려는 싸움꾼과 그를 감옥으로 보내려는 사냥꾼의 이야기는 교차하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섬뜩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이어지고, 이 상황에 무감각하게 움직이는 이들을 보면서 가벼운 마음을 사라졌다. 그 대신 관계와 상황에 눈길이 갔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상황이, 차장이 가진 스트레스가, 사냥꾼이 벌이는 행동들이 조용히 머릿속에 자라를 잡았다. 몇 장면은 다시 읽고 그 복선과 상황 설명을 되집어야 하겠지만 절로 고개를 끄덕인다. 근래 보기 드물게 완성도가 높은 한국 스릴러가 나왔다. 이 작품도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 주변에는 나쁜 놈들이 너무 많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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