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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8.01.29 14:11

마지막 탐정 - 로버트 크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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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출간된 엘비스 콜 시리즈다. 콜 시리즈라고 해서 조 파이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의 도입부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은 조 파이크다. 전작 <L.A. 레퀴엠>을 재밌게 읽었기에 이번 선택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아니 전작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다. 취향에 더 맞는 설정과 전개였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콜의 수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그의 수다에 적응이 필요했는데 이번에는 유괴라는 설정 탓에 이 수다가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이 부분을 긴장감으로 가득 채웠다. 이 긴장감은 뒤로 가면서 더 고조되었고, 늦은 밤 출근을 앞두고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다.

 

콜의 여자 친구 루시의 아들 벤이 납치되었다. 루시의 전화를 받는 짧은 순간 동안 사라졌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생각했고, 다음에는 다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동네를 돌아다니며 수소문했지만 벤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납치된 것이다. 루시가 돌아오고, 경찰을 불러 실종 신고한다. 그러다 한 통의 전화가 온다. 유괴범이 콜의 과거를 말한다. 레인저 시절에 있었던 사고를 왜곡한 내용이다. 이 전화 한 통으로 벤의 유괴 원인이 콜에게로 넘어간다. 이때 등장한 벤의 아버지 리처드는 이 모든 원인을 콜에게 떠넘긴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신이 원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콜은 잠도 자지 못한다.

 

전편에서 이미 한 번 큰 어려움을 겪었던 루시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콜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이 둘의 관계는 더 악화된다. 밖으로 드러난 악화는 없지만 파국의 기미가 잔잔히 흐른다. 여기에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로 스타키가 등장한다. 다른 작품의 주인공인데 이런 시리즈를 볼 때 누리는 즐거움 중 하나다. 이 둘은 주변을 둘러보고, 탐문을 이어간다. 그러다 한 가지 단서를 발견하고, 이 단서를 통해 한 인물에게로 다가간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 인물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그의 과거를 모를 뿐이다. 이 과거는 나중에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유괴 사건이란 설정 때문에 분초로 나눈 시간이 표시된다. 동시에 한 인물이 아닌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전작처럼 콜의 과거가 작품 전반에 조용히 깔려 나온다. 그의 군 이력과 훈장들에 대한 이야기들, 어린 시절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 한 명의 수다쟁이 탐정이 어떤 과거를 가졌는지, 그가 과거의 아픔을 어떻게 넘어갔는지, 현재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그리고 유괴범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하지만 콜과 파이크 콤비의 대담하고 거침없는 활약은 작은 단서와 과거의 인연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이 콤비의 활약과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 바로 벤이다. 유괴범들의 위협에 겁을 먹었지만 항상 도망갈 생각을 한다. 한 번은 거의 탈출에 성공할 뻔 했다. 이 소년의 노력은 나중에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연출한다. 태풍의 눈 속에 잠시 멈춘 고요가 이 행동 하나로 다시 폭발한다. 개인적으로 이 마지막 액션 장면은 정말 긴장감이 대단하고,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무협 고수들의 긴박한 대결처럼 펼쳐진다. 이 과정까지 오는 마지막 한두 시간은 정말 멈출 수 없는 가속 페달을 밟은 느낌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저절로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이 액션과 함께 흥미롭게 본 것은 기존 캐릭터의 재활용이다. 전작과 다른 작품에 등장한 인물들을 이 시리즈에 아주 잘 녹여내면서 다음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들과 문제를 다시 풀어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전작과 같이 두 주인공의 과거가 암울하게 흘러나오는데 이런 과거가 또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네. 특히 조 파이크의 과거 속 활약이 보여줄 과격한 액션은 살짝, 아니 많이 기대하게 된다. 아! 마지막으로 이 유괴 설정은 조금 밋밋한 부분이 있다. 살짝 비틀었지만 눈치 빠른 독자라면 금방 알아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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