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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추리작가협회 최우수소설상을 받은 작품. 작가 제이슨 굿윈은 비잔틴 제국과 동양에 관심이 많아 몇 편의 논픽션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1800년대 초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그리는 일종의 팩션 미스터리로 볼 수 있을 이 작품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소설가로 데뷔자하자마자 성공 가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겠다. 수많은 옥석 중에서 고르고 골라 뽑은 수상작은 그만큼 완성도를 보증해준다고도 할 수 있어 실망하는 경우가 적은데, 안타깝게도 이번 작품은 미국추리작가협회의 안목에 솔직히 납득을 하지 못하겠다.



추측해보건데, 각고의 노력으로 19세기의 이스탄불을 실감나게 재현한 이 작품의 성취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 과연 이스탄불의 궁정부터 뒷골목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실제로 보고 온 듯한 작가의 실감나는 묘사와 활달한 필치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감이 있다. 작가후기를 통해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하듯이 아직까지 작가의 장기는 오스만 투르크의 사회나 역사, 문화 등을 알기 쉽게 전하는 것이지 이야기는 아니다. 환관 탐정 야심이 맡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는데, 어찌나 이것저것에 대한 설명이 많은지 이제 오스만 제국에서 사람들이 흔히 먹는 요리법과 커피의 유래, 무두질하는 법 등에 대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고 외치고 싶어진다.



물론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지식들을 많이 얻는 걸 좋아하는 분도 많을 테니까 이것은 단순한 개인적인 취향이다. 하지만 적어도 미스터리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작품으로서는 단서를 주의 깊게 배치하지 못했고, 야심이 진상을 깨닫는 과정에서도 증거가 부족했으며(특히 할렘에서 일어난 보석 도난사건과 살인사건), 사건이 풀려가는 대부분의 과정이 우연에 의지하고 있고, 중요하게 등장하는 일종의 암호같은 시도 아무 설명없이 그냥 사라진다. 그 시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한 독자들은 당연히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미스터리를 처음 써본 작가가 애거서 크리스티 영화를 많이 만든 제작자 등의 조언을 받아 집필했다고 하는데, 다음 작품을 쓰기 전까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세 번쯤 더 통독하기 바란다.



다만 그래도 이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은 예니체리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1400년대부터 400년간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이끈 특수부대였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그들은 당연히 부패하게 되고 결국 나라를 좀 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결국 서양식 군대를 양성한 술탄은 예니체리의 막사를 포격하고, 훗날 '신성한 날'이라고 명명되는 그날 예니체리의 영욕의 역사는 종말을 고하고야 말았다. 이 책은 예니체리가 몰살되고 10년 후에 시작된다. 어느 날 예니체리를 물리친 서양식 신위병 군대의 장교 4명이 실종되고 도시 곳곳에서 한 명 한 명씩 시체로 발견된다. 술탄의 할렘 궁정에서는 술탄의 모후 발리데의 보석이 사라지고, 왕의 여자 한 명이 목졸려 죽는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이 사건들을 해결할 사람은 비록 없이 살지만 약삭빠르고 능력있는 환관 탐정 야심뿐.



남성적 가치관이 지배했던 19세기 동양에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환관은 멸시받는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기운차게 살아가는 야심의 배짱과 유머는 보기 좋다. 간단히 말해 야심의 인간적인 매력과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사회상에 우선을 둔다면 만족스런 독서가, 반전이나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저 그런 작품이니 자신의 기호와 취향을 잘 판단하고 선택해서 즐거운 독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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