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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메이슨은 모텔을 나서자, 전화박스에 들러 폴 드레이크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그 시체의 신원이 확인되었는가, 폴?”
  “아직은 아니네.”
  “자네가 해줘야 할 일이 하나 있네.”
  “뭔가?”
  “그 총을 조사해주었으면 하네.”
  “총 번호가 어떻게 되나?”
  “스미스 앤드 웻슨 C 48809번이네.”
  “이 밤중에 그걸 조사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쉬운 일이라면 자네에게 부탁하지도 않네. 총 번호를 추적하도록 하게나.”
  “여유를 좀 주게나, 페리!”
  “아, 물론이지. 자네에게 탐정들을 수배해 놓으라고 하지 않았었나? 그들을 이 일에 즉각 투입하게나.”
  “자네 언제쯤 이리 오려는가?”
  “한 두 시간쯤 후에 그리로 들름세.”
  메이슨은 전화를 끊고, 클라우드크로프트 아파트로 차를 몰아, 잠시 후 에바 케인의 아파트 문을 조용히 노크했다.
  노크 소리가 들리자마자 문이 즉각 열렸다.
  “케인 양이신가요?”
  “맞는데요. 메이슨 씨세요?”
  “그렇습니다.”
  “들어오시지요. 콘웨이 씨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메이슨은 붙박이장이 설치된 전형적인 방 하나짜리 아파트로 들어섰다. 커다란 거울이 달린 문짝이 접이식 침대를 가리고 있었다. 몇몇 곳을 취향에 맞춰 손보기는 했지만, 아파트 내부는 거의 표준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앉으시지요, 메이슨 씨. 그 의자는 보기보다 안락하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무슨 일이 발생했느냐니, 그게 무슨 말이죠?” 메이슨이 물었다.
  “이것 보세요, 메이슨 씨. 저는 콘웨이 씨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사무실을 나가신 것까지는 알고 있어요. 저야 그러지 마시라고 극구 말렸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곧 발생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거든요.”
  “좋습니다.” 메이슨이 말했다. “우리는 공연장이 세 개나 있는 서커스의 중앙에 서 있는 것과 같은 혼란 상태에 빠져있어요.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방해하기 전에 사태를 차곡차곡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 발생한 건가요? 혹시 콘웨이 씨가……? 회장님은 현재 자신의 아파트에 있지 않다고 하면서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는 잠시 동안 몸을 피했어요.” 메이슨이 말했다. “우리는 오전 9시에 지방검사실로 출두하기로 했고요.”
  “지방검사실이라고요!”
  메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죠?”
  “어떤 사람이 살해당했거든요.”
  “살해당했다고요!”
  메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피살되었어요.”
  “피살당한 사람은 누군가요?”
  “모르겠습니다. 젊은 여잔데요, 금발에, 푸른 눈을 하고 있었어요. 허리는 호리호리했지만, 가슴은 풍만했고 히프는 잘 발달되어 있었어요. 아, 약 스물일곱 살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꼭 끼는 푸른 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고요……. 혹시 생각나는 사람 없어요?”
  “지나치게 많은 생각이 떠올라 혼란이 오는데요, 메이슨 씨. 선생님이 하신 묘사에 꼭 들어맞는 여자들이 무척 많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거죠? 자신을 로잘린드라고 하면서 전화를 걸어서 콘웨이 씨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그 여잔가요?”
  “잘 모르겠어요.” 메이슨이 대꾸했다. “당신에게 많은 정보를 전해줄 만큼 시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거든요. 나는 지금부터 내일 오전 9시까지 해야 할 일이 많아요. 당신이 내게 정보를 주셔야 합니다. 그럼 먼저 그 목소리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희미하기는 하지만 그 목소리의 말하는 속도에 친숙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 메이슨이 그녀를 재촉했다.
  “저도 생각해 내려고 노력해 봤어요. 저는……, 저는 콘웨이 씨가 걱정 되요. 나는 그게 함정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정말 두려워요.”
  “당신은 그를 아주 좋아하시는군요?” 메이슨이 물었다.
  그녀는 갑자기 눈길을 돌렸다.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매우 멋져요.” 그녀가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유대관계를 갖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는 항상 예의바르고 사려가 깊긴 했지만……. 어쨌든 패럴 씨 같지는 않았어요.”
  “패럴 씨는 어땠어요?” 메이슨이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패럴 씨!” 그녀는 갑자기 목소리에 혐오감을 드러내면서 내뱉었다.
  “그는 어땠어요?” 메이슨이 다시 물었다. “그는 콘웨이 씨와는 달랐다고 이해해도 되겠어요?”
  “무척 달랐죠!”
  “자, 어쨌든 콘웨이 씨에 대하여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진정 그를 돕고 싶다면 그 목소리를 생각해 내시오. 그 목소리의 어떤 점이 귀에 익은지를 심사숙고해서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녀는 머리를 가로 저었다. “아무리 머리를 짜 봐도, 손가락 사이로 물이 새듯 살살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어떤 때는 거의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전혀 깜깜이거든요.”
  “좋습니다.” 메이슨이 말했다. “그렇다면 좀 더 체계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하죠. 그녀가 실제로 누구이던 간에 로잘린드라고 자신의 이름을 댔던 여자는, 위임장을 보낸 사람들의 명단을 전해주기로 약속했었죠.”
  에바 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녀는 콘웨이 씨를 함정으로 끌어들이려고 했거나 - 현재 드러난 상황으로 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만 - 아니면 정말로 그런 정보를 그녀가 제공하려고 한 것이겠죠. 어느 쪽이더라도, 그녀는 패럴과 아주 밀착해 있는 어떤 사람이어야 합니다.
  만약 그녀가 함정으로 유혹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면, 패럴의 패거리들만이 콘웨이 씨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무리들이었을 테니까 그녀는 패럴의 앞잡이였겠죠.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그녀는 진실하게 행동한 것이 되고, 패럴이 극히 신뢰하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정보에 접할 수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다시 그 여자의 목소리로 돌아갑시다.” 메이슨이 말했다. “젊은 사람의 목소리였나요?”
  “그런 것 같았어요. 저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했거든요.”
  “패럴의 주변에는 젊은 여자들이 많이 있었습니까?”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 “패럴 씨가 젊은 여자들에게 가까이 갔지요. 그는 손을 한 시도 쉬지 않았고, 눈동자를 굴려댔어요. 그는 어떤 특정한 한 여자만 원했던 게 아니에요. 여자들을 원했죠. 그는 한 여자를 찾아 정착하고, 가정을 이루려고 하지 않고, 단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만 했어요. 그는 여러 여자들과 교제하기를 원했어요.”
  “같이 일하기에는 상당히 힘든 사람이었겠군요?” 메이슨이 물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녀는 냉담하게 말했다. “어떤 여자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러는 그도 좋아하는 것 같았고요.”
  “그는 결혼했습니까?”
  “그럼요, 결혼했어요. 그렇지만 그들은 한 달 전에 갈라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아내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매우 멋진 여자였죠. 그녀는…….”
  갑자기 에바 케인은 헉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바로 그거예요, 메이슨 씨! 바로 그거라고요!”
  “뭐가요?”
  “그 목소리 말이에요. 로잘린드의 목소리요! 그건 에반젤린 패럴의 목소리였어요!”
  “아, 잠깐 진정하세요.” 메이슨이 말했다. “확실합니까?”
  “물론이고말고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어요. 패럴 씨가 아직 우리와 함께 일을 하고 있었을 때, 전 그녀와 전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죠. 그녀는 특이하게도 한 단어를 한 박자 정도 쉬었다가 대여섯 단어를 빠르게 말한 다음, 잠시 쉬었다가 다시 빠르게 말하곤 했어요.”
  “그 여자는 전화를 걸면서 목소리를 가장하려고 했었지요?” 메이슨이 물었다.
  “그랬어요. 가장한 목소리였어요. 그건……, 매우 달콤하고 매력적이며 끈적끈적 했어요. 그리고……, 그러나 말하는 속도는 속일 수 없었어요. 분명해요. 그건 에반젤린 패럴의 목소리였어요.”
  “그녀는 남편과 사이가 좋지 못했나요?”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그들은 별거중이잖아요? 그건……, 한 달 정도? 아니면 그보다 좀 더 오래 되었을 거예요. 그 문제에 관해서 신문에 뭔가가 실렸었어요. 가십 기고가 중의 하나가 기사를 실었었지요. 그녀는 패럴 씨를 떠났고……. 정확하게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녀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아마도 그녀는 재결합하기를 원하는 지도 모르죠.”
  “그녀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 메이슨이 물었다.
  “그들은 기가 막히게 호화로운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그 아파트를 떠난 것이 그 여자였을 거예요.”
  “이혼은 하지 않고요?”
  “그런 것 같았는데요.”
  “그렇게 된 배경은요?”
  “이유야 많았겠지요. 같이 근무했던 여사무원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그 문제에 관해서 내색을 한 적이 결코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녀가 현재 살고 있는 주소를 어디에서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아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주소록에 있을 거예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도 우리 회사의 주주거든요.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攻防)이 벌어지자, 저는 주주들의 이름과 주소를 기재한 명부를 만들었거든요. 사무실에 한 부가 있고, 콘웨이 씨가 한 부, 그리고 제가 한 부를 가지고 있어요.”
  “여기에 있습니까?”
  “그래요. 제 건 항상 가지고 다니니까요.”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해서 주주가 된 겁니까?”
  “패럴 씨가 우리 회사에서 일할 때 보수의 일부가 주식으로 지급되었고, 상당 부분의 주식이 자기 부인 앞으로 이전되었어요.”
  “자기 부인 앞으로 이전된 것은 그가 주식을 획득한 때였습니까, 아니면 재산 분쟁의 조정 결과로 그렇게 된 겁니까?”
  “주식을 획득한 때였을 거예요. 그는 자기 재산을 타인 명의로 두기를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별거한 후에 그런 점을 모두 기록해 두었을 거예요. 그녀가 자신의 새로운 주소를 적어 보낸 편지가 있어요.”
  “그 주소를 찾아서 좀 보여주시죠.” 메이슨이 말했다.
  그녀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책상으로 걸어가서 커다란 주소록을 꺼냈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훑어보더니 말했다. “여기 있네요. 홀리 아암스예요.”
  “그곳이 어딘지는 알고 있습니다.” 메이슨이 말했다. “그녀가 그 곳에 살고 있습니까?”
  “그래요. 그녀와 통화하고 싶은신가요?”
  그는 잠시 생각해보고 말했다. “아닙니다. 나는 그녀를 놀라게 해주고 싶군요. 매우 감사했습니다, 케인 양.”
  “뭐……, 달리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이미 충분히 도와주셨습니다.”
  “만약 콘웨이 씨가 전화를 주신다면, 그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메이슨이 말했다. “전화상으로는 안 됩니다. 혹시 누가 도청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매우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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