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주문하다가 아비코 다케마루의 원작이라고 하기에 한 번 사보았습니다. 국내에는 발간되지 않은 듯합니다.
간략한 줄거리
맞은편 집 여자를 도촬하던 야마네는 어느 날 그 여자의 속옷을 훔치려고 맞은편 집에 침입한다. 그런데 거기서 칼에 찔려 숨진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고 허둥지둥 달아난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야마네는 자신이 '감금'한 미소녀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데...
감금된 안락의자(?) 탐정
표지에 손을 뻗고 있는 저 소녀가 야마네에게 감금당한 아카네입니다. 야마네에게 헌팅당해 그의 집에 왔다가 겁탈당할 뻔하지요. 다행히 위기는 모면하지만 야마네의 집에 감금당하고 맙니다.
결국 위기에 빠진 야마네를 도와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감금되어 있으니 자신이 나서서 조사를 할 수는 없죠. 야마네가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떻게 보면 '안락의자' 탐정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안락하지 못한 탐정이로군요.
다만 개연성은 좀 떨어집니다. 아카네는 왜 생전 처음 본 남자를 쫄래쫄래 따라갔는가. 왜 그를 도와주는가. 경찰이 탐문을 하러 왔을 때 왜 소리를 질러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는가 등등, 만화 속에서 이유(정신적으로 압박을 당하면 야마네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도와주겠다는 둥...)를 대기는 하지만 석연치는 않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탐정이 '감금'당해 있다는 독특한 상황 자체를 즐겨야 만화가 더 재미있어질 듯합니다.
신감각 서스펜스!!...일까
뒷표지에 '변태가 쫓는 범죄자? 신감각 서스펜스!!'라는 말이 나와 있는데요.
확실히 새로운 단서와 상황을 제시하며 진상을 이리 굴렸다 저리 굴렸다 노력하기는 합니다. 다만 등장인물이 너무 적어서 아주 큰 효과는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덧붙여 감금된 아카네가 왜 이리 대담한지도 모르겠고...감금한 야마네와 감금당한 아카네의 갈등이랄까 심리적인 대결도 부족한 듯하고...
250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라 사건 해결에 중점을 둔 듯합니다. 차라리 두세 권 정도로 나왔으면 내용이 좀 더 풍부할 듯도 한데, 역시 짧은 분량으로는 한계가 있네요.
총평
아마 미스터리에 익숙한 독자가 보시면 착지할 곳에 제대로 착지했다는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소설이었으면 여러 인물의 심리 묘사와 갈등을 더해 스릴 있는 장편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아비코 다케마루가 글로 썼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좀 궁금하기도 하네요.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탐정 캐릭터 아카네에 대해 밝혀진 점이 너무 없다는 건데요. 헌팅당해 감금되었다가 사건을 해결하고 바이바이... 감금탐정 2편도 있던데 거기서는 아카네가 조금 더 묘사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