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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7.07.17 19:27

심플 플랜 - 스콧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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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들이 경쟁이나 하듯 내내 자석처럼 주인공에게 달라붙었던 작품이다. 주요 등장인물이 몇 되지도 않으면서 그들이 몰고 오는 사건들은 읽는 내내 할 말을 잃게 할 정도로 스펙터클하다. 참으로 요란했던 내용을 단번에 읽다 보니 책을 덮고 난 뒤에는 피곤하기까지 했다. 일이 이렇게까지 꼬일 수 있나 싶기도 했지만 딱히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닌지라 오히려 덤덤히 읽어갈 수 있었다. 사건 간의 연관성과 주인공의 심정을 (최대한 노력해서) 이해한다면 충분히 일어날 법하다고 볼 수 있었다.


눈 덮인 겨울, 행크 형제와 루는 산속에서 우연히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한다. 그 속에는 이미 얼어붙은 시체 두 구와 4백40만 달러로 가득 찬 더플백이 들어있었다. 나와 달리 셋의 관심은 시체보단 돈 가방 쪽에 더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거액의 돈을 손에 넣기 위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 계획은 이렇다. 분명 돈을 신고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일단 보관만 하고 있다가 상황이 잠잠해지면 그때 가서 돈을 나누자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말처럼만 쉽게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 계획을 제안한 사람은 행크였다. 행크의 직업은 회계부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여기서 가장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행크는 몸에서 술 냄새도 풍기지 않고 번듯한 직장, 사랑스러운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까지 있다. 돈에 절박한 나머지 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 처음에 그는 발견한 비행기 사고를 경찰에 신고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눈앞의 돈을 잃게 되는 제이콥과 루가 행크를 설득하게 된 것이다.


행크에게 인생의 정점은 그때였다. 믿음직하지 못한 제이콥과 루를 대신해 4백 40만 달러를 자신의 침대 밑에 숨겨둔 그 순간 말이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6개월 뒤 삼등분한 돈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부푼 꿈으로 가득한 평온한 순간. 그 꿈에 곧 태어날 아이까지 있었으니 그가 상상한 미래는 얼마나 완벽했을까. 초반에 돈을 지키는 과정에서 몇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행크는 이제부터는 일이 쉬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불안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만큼 재밌었던 점은 평범했던 행크가 돈 앞에서 서서히 바뀌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행크는 이제 본인의 이익만을 생각하게 된다. 죄책감에 대해서도 무뎌지고 심지어 스스로를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기까지 한다. 맨 처음 유일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반대한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다. 이 시점에서 행크는 형 제이콥과 그의 친구 루 보다도 더 이기적이고 추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반듯한 회계부장의 이미지가 이기적인 살인마 이미지로 뒤바뀌는 순간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행크에게는 이 실타래같이 꼬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돈에 눈이 먼 그는 그 기회들을 보기 좋게 차버렸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자신의 목표, 혹은 꿈에 다가가는 동안 일어난 주변의 모든 일을 단지 "사소한 일"로 치부해버린다. 그것이 실수였다. 본문을 보면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범죄는 너무 사소해 보였고, 우리 행운은 너무 커 보였다."


그 후로 초반의 단순하고 치밀했던 계획은 점차 무너지고 행크의 말도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특히 행크의 아내인 사라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붙잡힐 거야"에 그는 언제나 논리 정연하게 아내를 설득해 왔지만, 나중에 가서는 이에 대해 "다 잘 될 거야"라는 답변밖에 내놓지 못하게 된다. 이는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말임과 동시에 행크 자신을 위한 말이기도 하다. 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세뇌시킨다.


제이콥과 루 또한 작품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라는 행크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우리의 모습과 비슷해서 그런지 더욱 나의 눈길을 끌었다. 연약해 보이는 임산부 사라는 윤리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경찰에 붙잡힐까 봐 두렵기 때문에 돈을 훔치는 것을 반대하는, 행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이쯤 되면 나 자신을 사라에 대입시켜보게 되는데, 과연 내가 사라라면 다음과 같은 행크의 말에 어떠한 대답을 내놓았을까 고민하게 된다.


"자기도 똑같이 했을까? 나 대신 그 자리에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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