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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7.08.08 12:05

립맨 - 시즈쿠이 슈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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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에게 고한다> 시리즈 2부다. 어둠의 신기루란 부제가 달려 있다. 전작을 재미있게 읽었고, 전작에서 보여준 극장형 사건이란 점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과 유괴 사업의 결합이란 부분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작의 자극적인 연쇄살인과 달리 이번에는 지능형 범죄다. 지능형 범죄를 다루다보니 범죄자들의 비중이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이 늘어난 비중은 왜 이들이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경찰의 수사를 막기 위해 어떤 장치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는 이 범죄자들에게 공감하는 부분도 생긴다.

 

도모키는 운이 나빠 범죄세계로 빠졌다. 단순히 이것을 운만으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회사가 제품 관리 문제로 입사 취소를 요청하게 된 것은 운이 바빴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장래의 성장을 보고 선택했기에 더욱 그렇다. 그 다음은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좋은 직장은 지나갔다. 바텐더로 열심히 일하지만 범죄의 손길은 그와 같은 사람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선택한 일이 보이스피싱이다. 동생 선배 폭력배의 알선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풀렸다. 개그의 소재가 되었던 그런 촌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순식간에 처리한다. 이곳에서 아와노라는 사건 설계자를 만난다.

 

아와노는 그 정체가 분명하지 않다. 도모키의 작업장을 급습한 경찰의 낌새를 알고 전화로 메시지를 남긴다. Rest in peace. 이 약자는 RIP다. 립맨이란 제목도 여기서 나왔다. 아와노의 메시지를 받고 이상한 낌새를 COS 도모키 형제는 어렵지만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아와노는 그를 가만히 둘 생각이 없다. 그가 일하는 바에 와서 새로운 범죄 계획을 털어놓고, 그가 가담할 것을 요구한다. 그 사업이 바로 유괴 사업이다. 그는 이전에 실패했던 사례를 연구해서 이번 사업은 새로운 범죄의 기원을 열 것이라 주장한다. 이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것은 중남미의 유괴 납치 등이다.

 

아와노의 아이디어는 놀라운 부분이 있다. 우발적인 복수나 개인의 유괴가 아닌 철저하게 사전 조사하고 분업화한 것이다. 상상력까지 덧붙여진 계획은 빈틈을 찾기 어렵다. 첫 유괴는 가볍게 성공하고 두 번째 유괴를 진행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대담함은 실제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소설의 재미도 바로 이 부분에서 생긴다. 이 기발한 작전을 경찰이 어떻게 깨트릴지, 그 과정에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혹시 실패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등. 그리고 이 사건을 마키시마 경사가 담당한다. 전작에 비하면 그의 분량이 많이 줄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형사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경찰 내부의 알력과 문제점이 짧지만 강렬하게 드러난다.

 

유괴 사건의 핵심은 돈을 받는 것이다. 납치보다 문제는 돈의 수령이다.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도 이 부분이다. 돈을 받지 못해 인질을 죽이거나 이 과정에 체포된다. 보통 경찰들이 쫙 깔린 상황에서 돈을 받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와노는 이 과정을 아주 새롭게 멋지게 만들었다. 만화적 상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지만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이런 과정을 더욱 매끄럽게 하는 인물들이 도모키 형제다. 폭력배 출신 동생과 달리 형 도모키는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평범한 사람의 역할을 아주 잘한다. 기본적으로 말투나 행동이 폭력배들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범죄자에게 공감하는 부분도 바로 이 도모키 때문이다.

 

화려한 상황이나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전편처럼 엄청나게 몰입하게 만든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상황의 변주를 일으키고, 기존 인물들은 반갑게 느끼게 만든다. 치밀하게 짜인 계획에 맞춰 범죄자와 피해자와 경찰들이 행동한다. 작은 파탄이 없다면 그냥 그대로 끝날 수밖에 없다. 경찰은 혹시 놓친 것이 있는지 조사하고, 범죄자는 계획이 깨어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한다. 피해자는 혹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까봐 전전긍긍한다. 이때부터 장면과 상황의 설명을 위해 각각 다른 분량으로 진행된다. 무게의 추는 범죄자와 경찰로 흘러간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암시한다. 어떤 범죄와 결과가 나올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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