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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7.08.28 07:02

이유 -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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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경제' 등 한국인에게도 이미 익숙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이유』.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이라고도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답게 이번 작품에서 또한 단순히 한 사건을 푸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그 주변 관계를 파헤치면서 개인과 사회의 어둠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장장 600페이지가 넘도록 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이렇게 세세히 묘사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인지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받으며 극사실주의 작품이라는 뜻의 '발자크적인 작업'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밤, 도쿄의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 웨스트타워 2025호에서는 일가족 4명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리고 사건의 중요 참고인으로 지명수배된 인물은 약 3개월 뒤 어느 여관에 돌연 그 모습을 드러낸다. 드디어 밝혀지는 사건의 내막. 이야기는 이미 완결된 사건을 기록하는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진행된다.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사건 후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거꾸로 결말을 알아가는 형식이 독특하다. 그리고 작가는 첫 장의 마지막에서 다음 질문을 던지며 본격적으로 이 독특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건 앞에는 무엇이 있고, 뒤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무인칭 화자는 얼핏 사건과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불필요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품 속 말처럼 한 사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어 있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그들 모두는 크건 작건 이 처참한 비극과 분명히 연관되어 있다. 당장은 사건과 매치되지 않을지라도,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하나하나 연결하다 보면 마지막 장에 이르러 하나의 커다란 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는 이야기가 흐르는 동안 이 거대한 관계망을 놀랍도록 촘촘히 묘사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시기는 일본 사회적으로 호화 경제가 무너지고 버블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때이다. 작품 속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역시 그 영향을 받았다는 설정으로 되어 있다. 고급 아파트 안에서 허황된 꿈을 안고 살던 가족들은 경제 위기가 터지자 감춰진 어두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들을 포장하고 있던 거품도 함께 터진 것이다. '일가족 4인 살해 사건'은 단지 겉으로 드러난 한 예일 뿐이다. 이쯤에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작가가 던졌던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데, 그 후 우리에게 무엇이 남았는지는 『이유』를 읽으면서 각자의 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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