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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8.02.22 01:40

여름의 레플리카 - 모리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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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읽을지 결정 장애가 올 때마다 찾는 시리즈다. 유독 피곤할 때면 생판 새로운 책을 시작하는 것이 힘든데 시리즈는 이미 주요 등장인물의 파악이 완료된 상태라 그런지 부담 없이 이야기에 뛰어들 수 있어 주로 읽게 된다. 물론 이공계 미스터리인지라 머리가 아플 수는 있지만 나야 뭐 항상 내 머리는 쓰지 않고 등장인물들이 대신 열심히 머리 써주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니 그런 점은 괜찮다. 지금까지는 정말 편하게 보기만 해서 가장 유명한 첫 권을 제외하고는 글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두 권은 구성이 특이하기도 했고 여러 재미있는 면도 많았기에 남겨본다.


보통 시리즈에서는 한 사건이 마무리되고 시간이 조금 흐른다는 설정 뒤에 다음 권에서 새로운 사건이 시작될 때가 많다. 아니면 커다란 하나의 사건이 계속하여 이어지거나. 하지만 'S&M' 시리즈의 6권인 『환혹의 죽음과 용도』와 7권인 『여름의 레플리카』에 등장하는 각 사건은 서로 관련은 없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인지 각각의 권은 홀수 장과 짝수 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누군가는 쌍둥이 작품이라고도 부른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어지러운 결과를 피하기 위해 독립적인 이야기로 분리했다"라고 설명한다.


6권의 1장은 니시노소노 모에와 동창인 미노사와 도모에가 오랜만의 재회 후 헤어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이는 7권의 첫 장이 되는 2장에서 도모에가 고향 집에 도착한 후 유괴범에게 붙잡힌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6권에서는 '마술사 살인사건'을, 7권에서는 '미노사와 가 사건'을 다룬다.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당연하지만 새삼 굉장히 현실적인 설정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사건들은 항상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작가는 본문에서 또 한 번 말을 남겼다. "한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다음 사건은 대기한다는 매너도, 규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두 사건 간에는 사흘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사이카와 교수와 모에는 마술사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이번 편에서의 비중이 줄었다. 그래도 재밌었다. 특히 뒤표지에 적힌 글 덕분에 더욱 재밌었다. 알다시피 'S&M' 시리즈는 각 작품 뒤에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것이 F가 된다』처럼 전문적인 해설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감사하지만, 가끔은 이번 작품처럼 가볍고 솔직한 해설도 반갑다(나도 해설자처럼 미스터리를 읽으면서 혼자 만담을 찍는 독자다). 그리고 그중에서 독자에게 혼란이라고 할지 재미라고 할지 아무튼 그런 걸(?) 줄 수 있는 부분을 뒤표지에 교묘히 뽑아 놓았다.


아, 도모에가 납치를 당한 후의 이야기를 빼먹었는데 도모에는 어찌어찌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빠인 모토키가 없어졌다. 오빠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인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그녀를 포함한 가족들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 뒤로 모호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이러한 모호함에 속아 온갖 만담을 찍어야 할 텐데. 그런데 나는 이 글에서 '재미있다'는 표현을 몇 번이나 쓴 걸까. 그만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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