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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무진 작가의 800여 페이지가 넘는 대장편. 2015년 한국콘텐츠 진흥원에서 주관한 원작 소설 창작 과정에서 선정된 12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도서출판 들녘에서 출간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오랫만이네요. 국내 최대의 추리 소설 애호가 커뮤니티인 "하우미스터리" 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리뷰 전 이 자리를 빌어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정성을 다해 리뷰를 썼지만 사용하던 에버노트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다 날아가 버려 다시 쓴 터라 내용이 두서가 없고 요약된 내용이 많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는 작품인데, 이야기의 핵심인 "해인 (미륵의 눈)"과 "메시아 (정도령)", 그리고 정만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설정부터가 띄엄띄엄인 탓에 이해하기가 힘들더군요. 설정만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정도령" 이라고 불리우는 메시아가 태어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도령들은 비참하게 죽거나 실패하는데, 이유는 하늘에서 점지한 "성모"가 정도령을 제대로 낳으려면 관계할 때 "해인"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정도령을 성공적으로 출현시키기 위해 정도령을 보필하는 초인 "박마"가 해인을 찾아 바치기는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은 아니고요.
그리고 불사의 삶을 사는 "정만인" 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오랜 세월을 통해 자신이 해인을 가지고 성모를 범하면 성모 속 정도령으로 잉태되어 불사의 삶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알고 이를 계속 시도합니다. 불사의 삶이 끔찍하기 때문이죠. 그러던 중 6.25가 끝난 직후 어느 날, 정만인은 불사의 삶을 사는 박마를 발견하고 그와 밀약을 나눕니다. 여태껏 수차례 다시 태어나려 했지만 실패했는데 이유는 성모 속에 잉태되어 있을 때 그도 가사 상태에 빠지는 탓으로, 그 사이 성모를 보호하거나 아이를 지키지 못해 낙태나 성모의 죽음 등이 일어나곤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성모를 지켜주면 그가 정도령으로 태어나고, 박마는 정도령을 모시게 되며 정도령이 죽을 때 함께 죽으니 불사의 삶이 끝날 거라는 논리로요.
하지만 박마는 정만인을 배신합니다. 배신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때 한 번 실패한 정만인은 다음 성모가 해인을 가지고 도주한 후 아이를 낳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아이가 죽어야 새로운 정도령이 잉태될 수 있기에 정만인은 아이를 납치하여 죽입니다.

여기까지가 1979년 김목사의 아들 소국이가 유괴되어 살해된다는, 이야기의 서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이후 현대로 넘어와 새로운 성모 준희가 유괴된 아들 늘해랑을 찾기 위해 마음 속 괴물인 "탄하"가 이끄는 대로 자신의 충동대로,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태연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고학력의 혼혈 스님 원정과 손을 잡고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인 "수벌"로 거듭난 정만인 등과 얽히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러한 방대한 시대에 걸친 이야기가 시대별, 등장인물별로 두서없이 뒤섞어가며 전개하는 탓에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쉽게 읽히기는 하고 그만큼 재미는 있습니다. 각 시대, 등장인물 별로 한 편의 이야기로 보아도 무방한 수준인데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해인에 대한 설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6.25 직후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왔습니다. 캐릭터부터 독특한 외팔의 괴녀 고무기부터 시작하여 다른 2명의 성모가 등장하고, 사악한 박마가 관 속에서 깨어났다가 익사를 반복했다는 내용은 이 부분만 따로 떼어 놓아 한 편의 근대 호러 (?)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다 싶을 정도로 여러모로 압도적이었거든요. 
방대한 자료 조사가 뒷받침 된 듯한 설정도 탄탄해서 마음에 듭니다. 제목부터가 정만인이 불사를 끝내기 위해 성모의 몸에 대신 잉태되면 성모, 어머니가 불길함을 느끼고 아이를 낙태하는 식으로 그 계획을 무위로 돌리곤 했다는 데에서 따 온 것으로 아주 인상적이에요.

하지만 아쉽게도 아주 좋은 작품이냐 하면 그렇다고 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단편 <<비형도>>와 마찬가지로 좋은 설정에 비해 이야기 전개나 구성이 부족한 탓입니다. 이야기에 구멍이 너무 많아요. 
우선 김목사가 박마라는게 밝혀지는 반전은 놀랍다고는 해도 이는 서두의 김목사 관련 이야기를 잘못 묘사한 것이라 사기에 가깝습니다. 김목사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 소국이의 정체, 해인이 무엇인지는 물론 소국이가 성모를 범하기 전 하늘을 속이기 위해 8살 이하의 어린 아이를 죽여 그 피를 생명석에 바르는 "가인" 이라는 행위를 위해 죽었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불고하고 김목사 시점의 초반부 묘사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하나도 전달해 주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는 수벌이 원흉이라는 것을 알 테니 수벌을 만난 상황에서 바로 복수를 하는게 정상입니다. 수벌이 시키는대로 목숨걸고 김갈현을 찾을 이유는 없어요. 박마는 정도령을 보필하지 수벌 정만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김갈현이 "해인"을 가지고 도망쳤기 때문에? 이는 정만인에 대한 복수와는 무관합니다. 나중에 찾아도 되죠. 병원에서 구태여 김갈현을 협박해 가며 목걸이를 빼앗을 이유도 전혀 없으며 자신이 박마라고 밝히기만 했어도 해결될 일이었습니다.
아울러 김목사에 대한 설정도 문제에요. 박마 김목사가 성모와 결혼하여 메시아 정도령을 낳았다면, 정도령이 죽을 때 박마도 죽어야 하는데 김목사는 여전히 불사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처음에 정만인이 박마를 설득할 때 한 말이 잘못된 것일까요?

또 준희가 원정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후 협박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하더라도 남편에게까지 그것을 숨길 이유는 없습니다. 당장은 이야기하지 못했더라도 해인을 내 놓으라는 지시를 들은 시점에서는 비밀을 공유하는게 당연하죠. 살인범보다 남편을 믿지 못한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됩니다. 반대로, 모순희가 죽기 직전까지 해인을 가지고 있었다면 범인이 그것을 가져간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선샤인 피플 잔당과 수벌은 왜 준희가 그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모순희 살인 사건에 준희가 연루되었다는 건 이 시점까지는 정원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준희가 자신의 목격담만 정우에게 이야기하고 해인에 대해서 숨겼다? 이것도 말이 안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경찰서에서 사건을 일으키느니 정우가 집을 뒤지면 그만이죠.
그리고 늘해랑의 유괴는 해인과는 무관한, 청선녀와 송팀장이 과거 선샤인 피플의 것이었던 눈먼 돈을 목적으로 벌인 범죄에 불과해서 괜히 이야기만 복잡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이후 "가인"을 위해 늘해랑이 살해될 지도 모른다는, 늘해랑의 여덟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극적 긴장감도 가면 갈 수록 힘이 떨어지고요. 가인을 위해 죽는 아이가 메시아일 필요는 없다는게 후반부에 밝혀지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김목사가 봉인한 수벌이 어떻게 김정우로 부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캐릭터들도 그다지 정교하게 설정되어 있지는 못합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중 한명인 정원이 가장 문제에요. 어린 시절부터 살인을 저지른 사이코 패스로 지금도 살인을 저지르곤 한다는 설정부터가 황당무계할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일들 대부분이 억지스럽고 작위적이기 때문입니다. 최초에 모순희 살인 사건을 목격당한 것, 해인을 손에 넣은 것 부터가 우연이니 더 말해 무얼 하겠습니까. 그의 성욕에 관련된 묘사는 말초적인 자극을 위함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서 읽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요. 다른 캐릭터들 모두가 문제지만 정원 때문에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인다는게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온갖 고전들을 들먹이며 탄탄하게 구성한 설정도 결국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메시아 정도령에 얽힌 이야기로 한참을 풀어가다가 결국 목적은 불사의 존재가 유한한 삶을 얻기 위함이 전부라 뭔가 주객이 전도된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수벌이 그동안 정도령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여 "바람길"을 열었다는 묘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하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재미와 흡입력은 갖추고 있는건 맞지만 여러모로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기에 감점합니다. 한국 장르 문학의 현재이자 최전선이라는 점에서 한번 읽어보셔도 괜찮을 듯 싶긴 하지만, 분량과 가격은 좀 부담될 수 있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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