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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0.07.30 19:54

이끼를 보고 왔습니다.

조회 수 243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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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이란 이름에서 나는 무엇을 읽고 또 기대하는가.

그냥 볼만한 흥행작을 만들어 내는 감독. 언제나 대한민국에서 잘 나가는 배우들을 써서 그럭저럭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감독.

언론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주류' 중의 '주류' 그러나

1년만 지나도 90년대 영화처럼 보이게 만드는 촌스러움을 숨길 수가 없는 감독.


그 강우석이 욕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이끼' 다.

강우석의 장점을 모조리 갖고 있지만, 강우석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 버리게 된, 강우석 영화 인생의 막장 또는 전환기가 될 영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장점 겸 단점1. 배우들은 얻을 것 뿐인 강우석 영화.

복잡한 스토리를 단순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강우석 감독. 그 안에서 배우들은 언제나 자유롭다.

이른바 내공이 쌓인 배우들은 강우석 밑에서 고민할 필요없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펼쳐보이고, 관객들은 거기에 홀린 듯 스토리 연결의 허술함을 잊어버린다. - 실제로 아무 설정 없이 유해진이 발작하는 장면은 치명적인 실수였음에도 유해진의 연기에 묻혀버린다.

장점 겸 단점2. 친절한 우석씨.

재주가 없는 건지 재주가 뛰어난 건지 모를 강우석 식의 이야기 풀이는 이끼에서 묘한 위치에 놓인다.
원작을 읽고나서 영화를 본 나로서는 뭘 저리 말하는데 치중하나 짜증이 났고, 원작을 보지 않은, 지극히 취향이 대중적인 여자친구는 도무지 뭔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원작을 자신의 뜻대로 주무르는 것에 한계를 느꼈는지, 아니면 관객의 수준을 의심했던지, 강우석은 자기 영화에 대한 설명을 작품 안에서 하려 들었고 어처구니 없는 실패를 가져왔다.

장점 겸 단점 3. 무섭지 않은 무서운 영화

스크롤을 내리다가도 섬뜩할 때가 있었던 원작만화의 장면이 영화에서는 대부분 찾을 수가 없다.
실제로 섬뜩했던 장면은 배우들의 눈빛연기나 발작연기, 과거의 죄를 회상하는 장면 등, 배우들의 열연에서 뿜어져 나온다.

분명히 강우석 감독은 자기가 해보고싶어 한 장르의 핵심을 살리지 못했고, 한국만화에서 보기드문 수작을 가져다가 '공공의 적' 식의 이야기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영화를 마치고 나서, 강우석 감독과 이장이 겹쳐보이는 것은 왜 일까.

대작에 대한 기대로 부푼 '이끼' 의 애독자들의 목줄을 쥐고 흔들려다가 자멸한 꼴로 보인다.
물론 그의 통장은 빵빵해지고 대한민국 영화 인맥크래프트의 뿌리임을 증명한 것은 확실하지만 말이다.

분명히 '이끼'는 독이 든 성배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자명하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기 힘들었다. 박해일이 싱크가 잘 맞았고, 조연들의 연기는 원작의 캐릭터 그 이상이었다.

강우석 정도의 감독에게 더 바랄게 무엇이겠는가.

이미 투구폼 교정은 불가능 할 정도이고, 나름의 고집도 있을 것이고...

그저 영화의 인기로 배고픈 만화가가 숨통이 트였으면 할 뿐.
  • 비틀매니아 2010.08.02 01:45
    원작을 전혀 모르고 영화만 본 관객들은 대부분 만족하더군요.
    저도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성공이지않나 생각합니다.

    원작 팬에게도 욕 먹고, 영화만 본 관객들에게도 욕 먹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적어도 강우석 감독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데 안도를...
  • 나비눈물꽃 2010.08.02 22:19
    기존 영화에서 보여줬던 촌스런 화면은 없었죠.대신 촌스런 유머들;;
    강우석 감독 연출..속도감 있는 화면 전개만은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스토리가 좀 납득이 안 가기도 함...
    전석만은 왜 유해국을 죽이려는 건지;; 동기 설명이 좀 약하고...
    이장은 너무 허무하게 죽고...원작을 다 안 봐서 그런가..원작에서는
    그 부분이 긴장감 넘쳤다고 하던데...
  • sasanoge 2010.08.04 03:38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수없으나 영화는영화로써 즐기면된다고생각함니다.
    스릴러영화로써 국내영화로는 수준높은 돈이아깝지않는 영화고,소란스러운?헐리우드영화와비교해 배경이 아주한국적이고 처음부터끝까지이야기의 긴장감과궁금증을 풀어가는 감독의 힘이큼니다.
    재밋슴니다 한번관람하십시요
  • Dr.Lee 2010.08.05 06:17
    음 그런데, 제가 원작을 봤기 때문에 영화를 영화로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로만 보더라도, 강우석 감독은 쓸데없는 자기고집으로 분위기를 흐트러 놓았습니다.
    과거사건과 현재를 잇는 과정, 각 캐릭터의 사연 같은 것이 사실 중요했는데 그런 점들은 굉장히 소홀히 했고 유해진의 발작 같은 경우는 굉장히 뜬금없었어요. 1초만에 그걸 덮어버린 건 유해진의 신들린 듯한 연기 때문이었지만 분명히 뜬금없었습니다.

    강우석 감독은 긴 러닝타임 동안 자기 특유의 개그를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듯 보였습니다.
    인터뷰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작품은 스릴러고, 봉준호 나홍진 등의 감독들을 언급하면서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었죠.
    근데 그건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었지, 작품성과는 무관했던 것 같아요.
  • Dr.Lee 2010.08.05 06:22
    재밌었어요. 그건 부정할 수 없죠. 언제나 강우석 영화는 재밌습니다.

    하지만 국내 영화 수준도 많이 올라갔죠. 젊은 감독들이 일저지를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단지 아쉽다고 해도 강우석 감독한테는 분발하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고, 그냥 그가 가장 잘하는 장르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쓴 글이랍니다.

    비꼬는 게 절대 아닌게, 김진명과는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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