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시작되어 25년 넘게 이어진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는 영국 ITV 장수 범죄 드라마 <베라>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구픽은 앤 클리브스의 베라 시리즈 가운데 6편 『하버 스트리트』와 7편 『나방 사냥꾼』을 먼저 국내에 소개했다. 당시에는 시리즈 전체를 순서대로 출간하기보다 개별 작품으로서 완성도와 재미가 뛰어난 두 작품을 먼저 소개한 후 첫 권으로 돌아가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베라 스탠호프라는 인물과 앤 클리브스가 구축한 세계는 단순하지 않았다. 한 사건이 끝날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베라의 과거와 성격, 동료들과의 관계, 그리고 작품마다 다른 얼굴로 등장하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풍경까지. 순서대로 읽을 때 비로소 분명히 보이는 것들이 있는 시리즈였다. 그렇게 다시 첫 번째 사건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구픽은 1999년 발표된 『까마귀 덫』을 시작으로 베라 스탠호프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례대로 소개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1편부터 소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두 작품을 먼저 출간했기에 오히려 이 시리즈를 장기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확신을 얻었다. 서둘러 완간하기보다 한 작품씩 제대로 소개하면서 오래 이어가는 것, 『까마귀 덫』은 그 새로운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