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의 살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by 헤론 posted Sep 0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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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반드시 하나의 진실로 끝나야 하는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미스터리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의심스러운 인물이 등장하며, 단서와 증언이 제시된다. 그러나 아쿠카타와 류노스케의 미스터리는 독자가 기대하는 명쾌한 해답으로 쉽게 나아가지 않는다. 같은 사건을 두고 사람들의 증언은 엇갈리고, 확실해 보였던 사실은 새로운 의문을 낳는다. 때로는 사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이 더 깊은 미스터리가 된다.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 ‘비명과 침묵’ 다섯 번째 책 《개화기의 살인》은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보은기〉, 〈덤불 속〉, 〈그림자〉, 〈개화기의 살인〉 네 편을 담고 있다. 살인과 범죄, 의혹이라는 미스터리의 익숙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전형적인 범죄 서사의 문법에 머물지 않는 작품들이다. 사람은 왜 같은 사건을 다르게 기억하는가. 자신의 욕망 앞에서 진실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가. 이성을 믿는 인간은 과연 자신의 마음까지 통제할 수 있는가.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던 독자는 어느 순간 사건보다 더 풀기 어려운 ‘인간’이라는 미스터리와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