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10분의 2, 지워진 10분의 2
그리고 10분의 1
프롤로그
전원이 켜지고 오프닝 무비가 흐릅니다.
200X년 XX월 30일
00시경 길가 한 복판에 세워진 검은색 고급세단의 운전석에서 시체가 발견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를 처음 발견한 당시의 목격자의 증언으로 자신이 길에 서 있는 차 옆을 바짝 붙어 지나는 중에 차안에서 사람이 자고 있는 모습을 슬쩍 보게 됐다고 한다.
몇 시간 후 다시 그 길을 지나게 되어 다시 차에 눈길을 주니 여전히 그 시간까지도 차안의 사람이 처음에 봤던 포즈의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았다. 대낮에 차안에서 너무 오랫동안 그런 상태로 있는 게 이상한 생각이 들어 목격자는 차안의 사람을 깨우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 미동도 없고 심상치 않은 불길함에 경찰에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경찰이 확인 했을 때 차안의 사람은 이미 죽어 있는 시체상태였던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양손은 허벅지 위에 놓여 있었으며, 머리는 의자의 머리받이에 기대어 있어 목격자의 말처럼 잠을 자는 모습처럼 죽어있던 것이다. 외견에 아무런 타살이나 자살로 보이는 외상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이후에 어렵게 시체의 신원을 파악하니 최근에 있었던 연속살인사건의 범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체 부검 결과에서는 시체 발견시점으로부터 이미 죽은 지 여러 날이 경과됐으며 외상과 함께 내상으로도 아무런 소견이 보이지 않아 검시의는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만을 내놓았다고 한다. 경찰은 불의의 사고로 심장마비에 걸려 죽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한 경찰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만약 사고가 아닌 자살이라면 어떠한 방식으로 목숨을 끊은 것이지, 타살이라면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고, 대체 누가 이 사람을 죽인 것인지 상당한 의문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시체가 며칠 동안이나 길가에 세워진 차안에 방치돼 있었는데 이렇게나 늦게 발견 된 것에 대해 한 심리학자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 사람들이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시간의 압력,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성격 등이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이 있었느냐에 따라 도움의 행동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목격자가 많을수록 다른 사람을 덜 도와준다. 설령 도움 주는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행동을 하기까지에는 긴 시간이 걸린다. 달리와 라테인은 이런 현상을 '방관자 효과'라고 했다.
“위의 설명은 방관자효과라는 것에 대한 기술인데요.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길가에 그렇게나 차안에 사람이 있었는데도 이를 상당한 시간이 경과돼서 발견된 것은, 그곳에서 자신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있기에 자신이 구태여 나서서 살펴볼 의중이 들지 않아서입니다.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있어서라는 감안을 하기 때문이죠.
만약에 그 차안의 사람이 불미한 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태라 합시다. 호흡곤란이라든가 말이죠. 그때 누군가가 이를 재빨리 발견해서 조치를 취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앞의 사건처럼 발견이 늦어져 버리게 되면 살릴 사람도 못 살리게 되는 거지요.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에서 많이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
말미에 이 심리학자는 우리 모두가 방관자가 되지 말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는 집단이 되자고 마무리를 지었다.
*
모니터 화면에 카드 세 개가 떴다.
첫 번째 경우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본다.
1차 10번의 선택 결과 4대6
2차 10번의 선택 결과 5대5
3차 10번의 선택 결과 3대7
4차 10번의 선택 결과 4대6
5차 10번의 선택 결과 3대7
두 번째 경우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본다.
1차 10번의 선택 결과 6대4
1차 10번의 선택 결과 7대3
1차 10번의 선택 결과 6대4
1차 10번의 선택 결과 6대4
1차 10번의 선택 결과 7대3
첫 번째 경우와 두 번째 경우의 차이는 극명하다. 확실히 두 번째 방법이 이긴다. 확률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이제 시작하는 것만 남았다.
*
200X년 11월 30일
지방 어느 산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3층으로 지은 저택의 2층에 있는 한 룸의 안이다.
거실에 파마머리에 키가 작고 후덕한 체형의 60대 중반의 여자가 서 있다. 그리고 바가지머리에 얼굴에 주름이 져있고, 코가 치켜 올라가 있으며 턱이 작은 어린아이가 옆에 서 있다. 어딘가 장애가 있어 보이는 남자아이다.
“어머니 갔다 올게요.”
여자에게 어머니라 부르며 말을 한 이는 계란형 얼굴에 단정한 두발을 한 30대의 남자이다. 그가 아이에게도 웃어보이고는 문을 닫고 복도로 나간다.
그때 같은 층의 다른 룸에 기거하고 있는 같은 나이대의 준수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키 큰 남자가 그에게 다가온다. 다가오는 남자의 뒤에는 역시 같은 연령의 다른 남자 한명이 뒤따라 걸어온다. 남자 세 명의 차림은 가벼운 운동화와 등산복을 입었으며 등에 배낭을 메고 있다.
그들이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 갈 때 뒤에서는 젊은 여자가 같은 차림으로 3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들 네 명은 건물에서 나와 넓은 마당을 거쳐 큰 대문을 빠져나오며 보행을 시작한다.
“오늘 날씨 좋은데요.”
“산에 가는데 딱 알맞네요.”
가벼운 대화를 나누면서 목적지로 나아간다.
어느 정도 시간동안 걸어서 다다른 곳은 산의 입구였다. 부근에 있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운동 삼아 등산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이들은 전날에 오늘 산에 오르기로 입을 맞추고 저택에서부터 출발해서 여기에 이른 것이다. 입구에서부터 걸음을 계속하여 산 중반까지 다다른다.
네 사람 외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없는 적적한 산 속이다. 주변에 인가가 드물고 일부러 여기까지 산행을 오는 사람들도 없다.
산 정상을 향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자, 힘냅시다.”
가장 앞에 서서 가는 준수한 외모의 남자가 뒤에 있는 이들을 독려한다.
“핸섬맨은 언제나 앞서 간다니까.”
여자가 선두의 그 남자를 ‘핸섬맨’이라 부른다.
“힘드신가 봐요?”
“다들 산을 잘 타시네요, 소프씨도요. 저는 다리도 아픈데 말이에요.”
일행 중에서는 줄의 제일 끝에서 올라가고 있는 남자가 힘들어하는 기색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소프’라고 부르며 웃으며 대답한다.
이 사람은 이번에 다른 이들과 이 산에 오르는 것이 처음이다.
“스마일맨은 이정도면 천천히 오르는 건데도 힘겨워하네요.”
“그러게요. 남자가 체력이 저렇게 약해서 말이에요.”
핸섬맨이라 불린 사람이 맨 끝에서 따라오고 있는 남자를 ‘스마일맨’이라 지칭하며 말하는 것에 여자가 맞장구친다.
“캐츠씨도 등산을 자주 했나 봐요?”
“쉬는 날 할 일 없을 때 혼자 산에 자주 오르곤 했어요.”
‘캐츠’라고 불린 처녀가 전진하는 자신의 다리를 보며 답한다.
어느새 정상에까지 도달하자 메고 온 배낭에서 돗자리를 꺼내어 자리를 깔고 그 위에 싸갖고 온 도시락과 음료수들을 펼친다.
정상에서의 참을 거의 마친 스마일맨이라 불린 남자는 자리에서 벗어나 좀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꺼내어 핀다.
캐츠라고 불린 여성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쪽을 걸어가며 산 아래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한다. 돗자리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은 음료수를 들이킨다. 핸섬맨이 맞은편의 소프란 호칭을 갖고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건넨다.
“12월에 연락할거라고 했죠?”
“네.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이 둘의 대화가 가지는 의미는 이후에 일어나는 사건에 주요 인물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
녀석에게 일이 시작됨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건다. 두 번의 신호음이 난 다음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어, 나다. 누군지는 알겠지?”
“네. 전에 말한 것 때문이죠?”
상대방은 이십대 초반의 젊은 녀석이다.
“그래. 태우러 갈 테니까 시간에 맞춰 나와 있어.”
“알았어요.”
통화를 끊고 집에서 나와 차의 운전대를 잡는다. 시동을 걸고 핸들을 움직여 미끄러지듯 차를 출발시킨다.
오늘 이 시간부터 나의 배틀을 위한 준비작전에 돌입한다.
ps: 태그를 사용했더니 글자체가 바뀌네요.
그리고 문단사이마다 10포인트씩 간격을 뒀는데 그대로 안 나오고요.
글씨체도 보기 나쁘고요. 경성탐정록처럼 보기 좋게 업하려면 어찌 해야 되는지요?
2009.02.20 21:53
[창작] 가려진 10분의2, 지워진 10분의2 그리고 10분의1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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