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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3 04:51

내가 죽였다, 안민정

조회 수 2713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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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나리오 작가 안민정 작가의 첫 책으로, 자신의 유죄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이다. ‘내가 만약 3개월 후에 죽는다면, 가장 나쁜 놈 한 놈만 죽이고 죽으면 어떨까?’ 라는 발상해서 시작한 이 책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실낱같은 단서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재미 외에 주인공의 심리와 동기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형사라는 직업 속에서 느끼는 나쁜 놈을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현실과 자신을 기다리는 죽음 사이에서 갖는 형사 손기철의 갈등은 이내 자신을 살인자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완전범죄를 꿈꾸었지만, 엉뚱하게도 잊고 지내왔던 자신의 아들이 범인으로 잡혔다는 소식을 접한다. 죽인 건 내가 죽였는데, 왜 내 아들이 범인이라는 걸까? 자신의 아들이 용의자가 되었음을 알게 된 살인자 손기철은 아버지 손기철이 되어 아들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의 죄를 증명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 한영민 2011.04.03 05:53
    위에 나온 줄거리만 보면 안토니 버클리의 <시행착오>와 똑같은 것 같은데...
  • 나혁진 2011.04.03 07:29
    초기 설정 말고 실제 내용이나 풀어가는 방식에서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요? 대명천지에 설마 대놓고 표절을 하겠습니까ㅎㅎ
  • 메이즈리크 2011.04.03 16:41
    아, 제가 한국 추리소설 작가들에게서 명백한 표절 사례를 본 게 몇 번 있어서 이번에도 좀 급흥분 한 것 같네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란지라...

    1980년대 한국 추리소설계의 거목이라 할 수 있는 현xx 작가님의 단편 "절벽"이 소설의 2/3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 하나와 완전히 똑같아서 경악한 적이 있어지요~
  • 콰지모도 2011.04.04 04:47
    핵심아이디어가 완전히 같다면 이건 표절로 봐도 무방한듯 싶은데요. 명백한 표절로 여겨집니다.
  • 나혁진 2011.04.04 05:37
    작가가 <시행착오>를 전혀 몰랐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명백한 우연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책을 읽지도 않고 명백한 표절 운운하기는 조금 그렇네요.

    만약 누가 여러 명의 도둑들이 위조지폐 원판을 훔치려는데, 이런저런 사건들이 벌어져 계속 실패하는 소동극을 쓴다고 해서 그게 전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소동극이라는 큰 줄기만 비슷할 뿐, 도둑들이 실패하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인칭, 주제 등이 다르면 표절이라고 할 수 없겠죠.

    저는 이 작가를 전혀 모르고, 솔직히 읽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만 데뷔작부터 표절 이야기가 나온다면 나름대로 작가 생명이 걸린 문제일 텐데 읽지도 않고 미리감치 판단하는 건 조금 그렇네요. 뭐 실제 내용이 <시행착오>와 유사하다면 작가가 책임을 져야겠지만요.

    그럴 일은 거의 없을 듯하지만, 혹시나 이 작가가 버클리를 너무 존경해서 소설의 서두 부분의 설정만 가져온 다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쓴 걸 수도 있죠. 그러면 오마주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콰지모도 2011.04.04 06:54
    글쎄요. 제 생각은 많이 다릅니다.

    일단 컨셉이 너무나 유사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핵심적인 아이디어만이 같은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나 똑같습니다.

    "런던 리뷰"지에 정기적인 평론을 기고하는 평론가 토드헌터씨는 동맥류로 시한부인생 판정을 받게된다. 그는 남은 시간을 가장 값지게 사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사회에 해가 되는, 하지만 처벌 받지 않는 존재들을 처단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가 선택한 인물은 대중 작가 팔로웨이를 유혹하여 가정과 가계를 파탄낸 요부 진 노우드. 하지만 경찰은 팔로웨이의 사위 빈센트 파머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여 사형선고까지 내리게 되며 토드헌터 씨는 그의 무죄와 자신의 유죄를 밝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기 자신을 고발하여 재판정에 서게 된다...

    한상님의 블로그에서 퍼온 <시행착오>의 핵심 내용입니다. 살인자가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살인을 결심하게 된다는 부분부터 같습니다. 또한,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 역시 정확하게 같아보입니다. 사위가 아들로 대체 되긴 했지만, 가족관계라는 점은 변함이 없구요. 다른 점이 있다면 <시행착오>는 법정에 자신을 고발한다는 것이고, <내가 죽였다>는 수사물로 흘러갈것 같군요. 자신이 가족을 위해서 스스로를 궁지로 넣어야한다는 지향점 또한 완벽하게 같아보이는군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예는 전혀 달라보입니다. 예를 드신 경우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이죠. 그리고 사실 그것은 컨셉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케이퍼물'의 장르에서는 그 정도의 아이디어는 흔해빠진 것이고, 어떤 결과나 지향성을 함축하고 있지 않은 이상은 컨셉이라고 부를 수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지미 더 키드>같은 작품을 예로 든다면 어떨까요? 이 작품의 설정은 '도둑들이 리차드 스타크의 범죄 소설을 읽고 그대로 모방해서 범죄를 계획한다.'는 것인데, 이런 지향점을 함축하고 있는 설정을 가지고 작품을 쓰게된다면 표절의 의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겠죠.

    물론 말씀하신대로 오마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 작품이 오마주라고 한다면 그런 사실을 명시해두었어야하는 것 아닐까요?
  • 나혁진 2011.04.04 07:49
    콰지모도님의 말씀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네요. 표절의 판단 여부는 역시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겠죠. 콘셉트나 아이디어의 범주를 어디까지 보느냐도 사람마다 다르겠구요. 저는 추리소설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트릭이 유사하지 않으면 표절이라고까지는 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성술 살인사건>과 일본의 그 추리만화, 요건 표절이죠. 제가 추리소설을 읽는 원초적이고, 핵심적인 이유인 트릭이 정확히 일치하니까요.

    저도 예전에 <시행착오>를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아이디어나 다루고자 하는 점에서 두 작품이 확실히 비슷해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만약에 <시행착오>가 심리트릭이고, 이 작품은 서술트릭이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건이 풀려가는 방식들, 메인 트릭, 결말 등이 완전히 다르면 전 표절이라고까지 보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냥 앞부분 설정만 비슷하다고 생각하겠죠.

    실은 이 작품을 전혀 보지 않은 사람들끼리 이런 얘기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게 여전히 조금 그렇습니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셈이니 결국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게 되네요. 혹시 오마주라고 책에 써놨을지 어떻게 압니까. 실물을 못 봤는데(물론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ㅎㅎ).

    그리고 저는 계속해서 완벽한 우연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 같은 추리소설 마니아들이야 이 작품, 저 작품 내용을 다 알지, 국내에 수천 권 넘게 나온 추리소설 내용을 일반 작가들이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제 생각에 정식으로 콰지모도님께서 표절을 주장하고 싶으시다면 이 작품을 다 읽고 조목조목 비슷한 사항들을 짚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랬는데 도처에서 유사한 점이나 명백한 표절의 징후가 팍팍 튀어나온다면 저도 앞장서서 규탄의 길에 나서겠습니다!

    아, 만약에 책을 읽어볼 필요도 없이 열 줄의 내용 소개만으로도 충분히 표절의 낙인을 찍을 만하다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구요...
  • 콰지모도 2011.04.04 07:52
    사실 읽지 않은 상태이기 떄문에 100% 확신을 내릴 수는 없겠죠. 어쨌거나 확인을 해봐야할 문제인 것 같기는 합니다. 제 생각에는 표절이 맞을 것 같긴 하지만... 확신을 할 수는 없겠죠. 조속한 확인이 필요할 듯하네요.
  • decca 2011.04.04 15:45
    '표절'이라는 한 단어를 단정지어 얘기하려면 그 수백 배, 아니 수천 배가 넘는 단어가 필요합니다. 두 책을 다 읽어봐야만 '착안'인지 '오마주'인지 '표절'인지 '도덕적 해이'인지 등등을 알 수 있겠지요. 이제 갓 나온 책인데, 일단 건투를 빌어줍시다; 혹시, 두 작품 모두를 읽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알려주시길~
  • 메이즈리크 2011.04.04 16:56
    저도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카님 말대로 역시 대답은 실제로 두 작품을 읽어보고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언터처블 2011.04.04 19:17
    영화 < 세븐데이즈>를 보고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모 단편소설이 많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표절이라는 굴레를 씌우긴 좀 힘들었고 그 소설이 별로 알려지지 않아서 이슈가 되긴
    힘들었지만요... 참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
    얼마전 모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을때 황미나씨가 표절의 뉘앙스를 남기는 글을 올리고 다시
    드라마 작가가 반박하던데.... 여기서도 힘없는 자가 뺏겨도 하소연도 용납이 안되는 세상이란거죠
  • 프랭보우 2011.04.05 01:55
    세븐데이즈는 저만 그 생각 한게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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